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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직후 배고픔을 위로해 주던 호떡 레시피

레시피오너 2025. 4. 30.

물가 낮던 시절, 추위는 당연했고 단맛은 귀했습니다.
그 시절, 누군가는 추운 거리에서 ‘달콤한 위로’를 팔았고,
그 위로의 이름이 바로 호떡이었습니다.


전쟁 후의 위로, 호떡이라는 이름의 따뜻함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남겨진 건 폐허와 굶주림이었습니다.
그때 미군의 잔여 밀가루와 설탕, 식용유가 유통되기 시작하며,
길거리 곳곳에서는 이 재료로 만든 달콤한 전(煎) 음식이 하나둘 등장합니다.
그게 바로 ‘호떡’의 시작입니다.

 

사실 호떡은 원래 중국 화교들이 가져온 음식이었습니다.
중국 화교가 장사를 위해 만들어낸 음식이,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쫀득하고 달달하게 진화한 거죠.
그래서 이름도 '화교 떡' → '화떡' → '호떡'으로 불렸다는 설도 있습니다.

굶주렸던 시대, 뜨겁고 달콤한 호떡은
입속에서 녹는 설탕의 캐러멜화처럼
사람들 마음까지 녹였습니다.


우리가 몰랐던 호떡의 뒷이야기

 

  • 60~70년대에는 반찬 대신 호떡을 싸간 도시락도 있었다
  • 찹쌀호떡은 IMF 이후 탄생한 변종 호떡이다
  • 포장마차 문화의 중심에는 늘 호떡이 있었다
  • 설탕대신 꿀을 넣어 만든 '꿀호떡'은 건강 호떡으로 재조명 중
  • 요즘은 ‘씨앗호떡’처럼 지역에 따라 재해석된 스타일도 많다

호떡은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한국인의 거리 음식 문화, 생계의 역사, 그리고 위로의 상징이었습니다.


집에서 만드는 ‘서울식 꿀호떡’ 레시피

재료 (4개 분량)

  • 강력분 200g
  • 설탕 1스푼
  • 소금 1/3티스푼
  • 이스트 1티스푼
  • 따뜻한 물 130ml
  • 식용유 1스푼
  • 견과류 조금 (선택)

속 재료 (호떡 속 시럽용)

  • 흑설탕 3스푼
  • 계핏가루 1티스푼
  • 다진 견과류 2스푼 (땅콩, 해바라기씨, 호두 등)

[1] 반죽 만들기

  1. 따뜻한 물에 이스트, 설탕을 먼저 넣어 5분 정도 둡니다.
  2. 강력분, 소금, 식용유를 넣고 섞은 뒤 10분 정도 치대 주세요.
  3. 랩을 덮고 따뜻한 곳에서 1시간 발효 (2배 이상 부풀게)

[2] 속재료 준비

  • 흑설탕, 계핏가루, 다진 견과류를 섞어 속재료로 둡니다.
  • 손으로 조그만 공 모양처럼 뭉쳐두면 넣기 쉬워요.

[3] 빚고 굽기

  1. 발효된 반죽을 4등분해 손에 기름을 바르고 동그랗게 펴줍니다.
  2. 준비한 속재료를 넣고 동그랗게 다시 감쌉니다.
  3. 팬에 기름을 두르고, 중약불에 올려 놓고 살짝 눌러 굽습니다.
  4. 한 면이 익으면 뒤집고 꾹 눌러가며 속 설탕이 녹도록 천천히 구워주세요.

꿀팁

  • 눌러 구울 땐 너무 센 불은 금물! 설탕이 타기 쉬워요.
  • 반죽에 찹쌀가루를 약간 넣으면 더 쫀득해집니다.
  • 식용유 대신 버터로 구우면 풍미가 훨씬 올라가요.

마무리: 호떡은 그저 ‘맛있는 음식’이 아닙니다.

그 시절 누군가에게는 한 끼였고,
누군가에겐 생계였으며,
누군가에게는 한겨울 위로였습니다.

이제는 집에서,
그 따뜻한 위로를 직접 구워보는 시간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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