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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치플레이션’ 시대, 김밥 한 줄도 사치가 되는가

레시피오너 2025. 6. 18.

한때 서민의 한 끼였던 김밥이 이제는 '작은 사치'로 불리게 됐습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외식 및 가공식품 물가 지표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는 124.56을 기록하며 2020년 이후 최고치를 갱신했습니다.

단순한 숫자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 지표는 우리의 식탁이 얼마나 무겁게 변했는지를 상징합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외식과 가공식품 가격은 무려 24% 이상 상승,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에 달했습니다.


김밥 38% 인상… 외식 품목 77%가 20% 넘게 올라

외식 품목별 상승률을 보면 그 충격은 더욱 큽니다.

  • 김밥: 38%
  • 햄버거: 37.2%
  • 떡볶이: 34.7%
  • 라면, 자장면, 삼각김밥 등 다수의 품목도 20% 이상 인상

한 줄에 천 원이던 김밥이 이제는 1,500원~2,000원까지 치솟았고, 도시락 한 끼도 만 원에 육박하는 현실. 이것이 바로 이 시대의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입니다.

이런 현상은 단지 체감의 문제가 아니라 실질적인 가계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1인 가구, 직장인, 학생들에게는 ‘저렴한 한 끼’가 점점 사라지는 중입니다.

 

 

왜 이렇게 올랐을까? 식자재와 인건비, 이중고의 그림자

  1. 식자재 가격 급등
    전 세계 곡물가 상승, 수입 물류비 증가 등으로 원재료비가 꾸준히 올랐습니다. 특히 수입 농산물과 육류 가격은 환율과 국제 정세 영향을 그대로 받습니다.
  2. 인건비 상승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제 도입 이후 외식업계는 인건비 압박을 꾸준히 받아왔고, 이는 소비자 가격에 그대로 전가되었습니다.
  3. 가맹점 본사의 가격 주도권
    프랜차이즈 본사 차원에서 결정되는 원자재 공급가 인상, 로열티 상승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일부 업체는 이윤 확보를 위해 원가 인상 이상으로 가격을 올려 시장 왜곡을 초래하기도 했습니다.

정부의 대응은? 실효성 있는 물가 안정책이 필요한 때

정부는 외식 물가 안정을 위해 다음과 같은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 불공정 가격 인상 조사 강화
  • 프랜차이즈 본사-가맹점 간 원가구조 공개 요구
  • 국산 농축산물 소비 촉진 및 유통 구조 개선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장 체감되는 효과'입니다. 아무리 장기적 개선책이 있더라도, 지금 이 순간 점심값이 부담스러운 현실은 바뀌지 않기 때문입니다.

 

 

점심이 무서운 시대, 대안은 있는가

런치플레이션은 단지 외식비 인상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도시생활의 균형, 서민의 생계, 청년 세대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문제입니다.

이제는 저렴하고 건강한 한 끼를 위한 공공급식 확대, 도시락 지원, 저가 외식 브랜드 육성 같은 실질적인 대안이 절실합니다.


마무리

김밥 한 줄이 무거운 이유는 가격 때문만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물가, 임금, 식재료, 정책, 그리고 우리의 생활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런치플레이션’이라는 단어가 사라질 날이 올 수 있을까요? 그 질문이 오늘도 우리의 점심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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